D70에 대한 추억
내가 DSLR을 처음 접한 것은 2004년이었다.
당시에 DSLR은 정말 비싼 카메라였다. 캐논 EOS 10D와 니콘 D100이 그나마 제일 쌋는데 바디만 200만원하던 시절이었다.
그러다가 2004년에 니콘과 캐논에서 새로운 카메라가 발매되었다. 니콘은 D70을 내놨고 캐논은 EOS 300D를 내놨다. 양사에서 보급형 DSLR로 발매한 모델이었다. 이 두 모델은 당시에 정말 많이 팔렸다.
300D가 D70보다 성능은 좀 딸리던걸로 기억한다. 스팟측광이 아예 없고 부분측광만 지원하였다. 스팟측광을 뺀건 당시에 캐논에서 중급기 라인(EOS 10D라인)과 차별화를 하기 위해서였다. 나중에는 보급형 라인업에도 스팟측광을 넣어줬다. 바디 속도도 300D가 좀 느렸다. 대신에 D70은 세로그립이 없었다. 나중에 사제 세로그립이 발매되긴 했었다.
당시 두대의 가격이 비슷했는데 나는 D70으로 구입하였다. 주요 사양은 APS-C 600만화소에 크롭바디이다. 연사가 초당 3연사가 된다. 살 때 바디 신품이랑 메모리카드 512메가를 샀었다. 바디 134만원. 아직도 기억난다! 샌디스크 CF메모리 512메가가 12만원이었다.
집에 있던 니콘 35-70 2.8D 직진식 렌즈를 처음에 썻던걸로 기억한다. 나중에 렌즈 라인업을 니콘 35-70 2.8D, 니콘 80-200 2.8D 직진식 구형, 니콘 85MM 1.8D, 니콘 180MM 2.8D + 니콘 소프트필터1(72mm). 이렇게 썻던걸로 기억한다. 딴 렌즈는 쓰는데 상관없었는데 80-200 직진식을 쓸 때 세로그립이 없어서 무지 불편하였다. 그래서 나중에는 80-200 렌즈는 사용빈도가 확 줄어들었다.
DSLR을 쓰면서 가장 좋은 사진을 남겼던게 바로 이 D70이었다. 특히 기억에 남는건 180MM렌즈로 찍었던 사진들이다. 당시에 RAW를 처음 써봤는데 180MM 렌즈에 RAW로 찍은 사진을 11X14로 프린트하였더니 칼같은 샤프니스를 자랑하였다. 니콘 소프트필터1을 껴서 같이 찍은 사진들도 정말 맘에 들었다.
사서 약 6~7개월간 나랑 함께하다가 니콘 85MM 1.8 렌즈와 함께 떠나보냈다. 고3이 다가옴에 따라 사진을 한동안 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D70은 나에게 제일 좋은 사진을 남겨준 DSLR카메라이긴 하지만 이 카메라 이후로 나와 인연을 가진 니콘 DSLR은 없었다.